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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나

내 어릴적

 지금으로부터 30 여년전 마당에 놓인

 

빨간색고무다라이엔 항상 물고기가 있었다

 

아버지께서 잡으신 고기를 보관하는 용도로

 

어머니께서 김장을할때 쓰던 빨간다라이는

 

항상 아버지의 몫이 였다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가면 심심하기만 했던 그시절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낚시를 하면

 

아버지께서는 진득하니 한자리에서 해야지 하며 핀잔을 주시곤 했다

 

서울에 살면서 동네에서 멀지 않은곳에 조그마한 둠벙이 있다

 

학교를 마치면 낚시대 하나 들고 달려가던 그곳

 

떡밥보다는 100원짜리 티나크래커에 조그만 붕어가 반겨 주던곳..

 

전날 던져놓은 폐타이어를 꺼내 손으로 안을 훍으면 새끼 손가락만한 어린 붕어들이 마릿수로 들어 있다

 

그런 추억을 나의 아들도 경험 할수 있을지..

 

문득 떠오르는건

 

아버지의 보물창고엔  꼽기식 대나무 낚시대와 칸데라

 

대나무로 만든 삐꾸통이 가지런히 정리 되어 있었다

 

지금은 사진으로도 찾기 힘든 물건들

 

새것만을 좋아하며 오래된거라며 투박하고 촌쓰럽다는 이유 만으로

 

어릴적 아버지께서 아끼던 물건을 쓰레기 취급 했던 기억이

 

지금은 후회로 남는다  

 

 

 

 

 

 

아버지와의 출조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어느 여름 대형 저수지옆 목간통에서 낚시를 하던때가 아닐까..

 

칸데라 불빛에 형광테이프를 감아 놓은 막대찌가 서서히 올라오는 모습

 

그때 비로소 낚시에 즐거움을 알아 가기 시작한것 같다

 

하룻밤낚시를 마치고

 

부랴부랴 낚시장비를 챙기시는 아버지 

 

점심시간이 되어갈 무렵

 

유명권투 선수에 타이틀 방어전이 있던 시간

 

권투중계를 유난히도 좋아하시는 아버지

 

아버지와 나는 모란시장 허름한 다방에 들어가 커피와 요쿠르트를 시켜 놓고

 

TV 시청을 한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지금은 그 선수에 이름도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전날 느꼈던 막대찌에 오름

 

주변에 모습과 향기는 영원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것 같다

 

 

 

언제까지 같이 낚시를 즐기실수 있을까 ??

 

하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아들에게 아낌없이 장비를 내주셨던 아버지에게 해 드릴수 있는건

 

언제든지 물가로 가고싶으실때 든든한 짐꾼이 되주는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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